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 날인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후 10시30분 홍은동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전화를 받았다.
이는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10일 오전 9시30분에 해당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시작한 셈이다.
두 정상의 대화내용은 한미동맹의 강화와 대북 공동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외교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동맹(Good Ally)이 아니라 위대한 동맹(Great Ally)”이라고 화답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으며, 문 대통령도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외국 정상 중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한 것이 대선과정에서 제기된 ‘안보관’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대선과정에서 경쟁 후보들과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북한을 가장 먼저 방문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안보관이 불안한 후보라고 비판해왔다.
문 대통령이 취임 당일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조기 방미를 약속함으로써 안보관을 둘러싼 불안한 시각을 크게 해소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긴장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건재함을 확인하는 효과도 거뒀다.
한미 양국의 긴밀한 조율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해서도 북핵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견인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지렛대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당선 축하인사를 나누는 통화였지만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 국면에서 두 정상이 통화는 북한에 대해 일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이라 평가한 것은 단순히 외교적 수사 차원을 넘어 그 자체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는 효과를 갖는다.
이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평가할 정도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무모한 도발을 계속할 경우 한미동맹 차원의 공동 대응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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