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황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1년11개월간의 총리직에 마침표를 찍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황 총리와 오찬을 하며 사의 의견을 전달받았다. 문 대통령은 황 총리에게 새 정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총리 자리를 지켜달라고 부탁했지만 황 총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맞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황 총리는 지난 2015년 6월 총리로 취임했고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총 694일 동안 총리 및 권한대행으로 재직하며 열 번째 장수 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직무대행을 맡는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 직제개편안 의결을 위해 열린 임시 국무회의도 유 경제부총리가 주재했다.
다만 총리의 장관 제청권은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 수석은 “추후 인사나 장관 추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다”며 “새로 임명될 총리가 제청권을 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도 수리했다. 윤 수석은 박 처장의 사표 수리에 대해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이나 철학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거부하며 여당과 마찰을 빚어왔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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