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반미주의자라는 일부 우려와 달리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독립성을 찾으려고 한다는 해외 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디플로매트는 10일 (현지시간) ‘한국의 새 대통령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전임 정권과는 다른 관점에서 볼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을 상대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차기 한국의 정부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간 대북정책의 차이 탓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트위터에 “한국이 반미 대통령을 뽑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디플로매트는 대선 직전 문 대통령이 WP와 인터뷰한 내용을 근거로 반미주의자로 묘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두 나라(한국과 미국) 간 동맹은 (한국) 외교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라며 “한국은 미국 덕분에 국가안보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어 현재 한국과 미국 정상이 마주한 상황이 한미가 엇갈린 대북정책을 추구한 20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한국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햇볕정책’이라는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한 바 있다.
디플로매트는 국제 사회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재도입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과 대북정책을 놓고 가감 없는 대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어 한미관계가 2000년대 초반과 유사하므로 문 대통령이 자리 잡을 때까지 시간을 주고 어떤 정책을 펴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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