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탄핵 사태를 거쳐 집권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개혁과 경제성장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테메르 대통령은 언론 회견에서 “지지율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내가 걱정하는 것은 브라질과 경제성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혁이 좌절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연금 개혁과 노동법 개정 등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테메르 정부는 지난해 20년간 예산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내용의 고강도 긴축 조치를 마련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연금·노동 개혁 작업을 펼치고 있다.
테메르는 지난주 TV 방송 회견에서 내년 말 임기를 마친 뒤에는 정치활동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며 내년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기를 마치기 전에 개혁법안들이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내 역할은 그것으로 끝난다”며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되기만을 바란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의회는 지난해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발의했고,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을 이끄는 테메르 당시 부통령이 5월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8월 말 탄핵이 확정되자 테메르는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을 넘겨받아 새 정부를 출범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출범한 테메르 정부는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 61%로 가장 높았으며 긍정적은 9%에 불과했다. 보통은 28%였다. 이 같은 테메르 정부에 대한 평가는 호세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벌어지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내년 말 퇴임해 면책특권이 사라지면 오는 2019년 부패 의혹에 관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좌파 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스캔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조사에 나설 것을 주장해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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