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강남역 사건' 1년...여전한 여혐사회

안전대책·시설 늘었지만

김치녀 등 여성비하 표현

공감하는 남성 54% 달해





지난해 12월18일 새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거리. 박모씨는 홀로 귀가 중이던 한 여성의 입을 막은 채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박씨는 여성이 소리를 지르자 주먹으로 머리 등을 무차별 폭행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여성이 헤어진 여자친구와 닮아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박씨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것이다.

지난해 5월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조현병을 앓던 김모(35)씨에게 살해된 ‘강남역 살인사건’이 17일로 1주기를 맞는다.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 안전을 위한 대책과 시설은 늘어났지만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남성의 ‘여혐(여성혐오)’ 공감 현황자료에 따르면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 비하 표현에 공감한다고 답한 남성은 54.2%에 달했다.

대학생 연모(23)씨는 “여성 대상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너무 가벼워 지하철과 공용화장실, 집 앞 골목 등에서 일상적으로 성추행·성폭행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했다.



취업준비생인 이정윤(27)씨는 최근 남성친구 두 명과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이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 하자 친구들이 이씨의 치마 밑으로 핸드폰을 넣어 사진을 찍은 것. 이씨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당황했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떠드는 친구들의 뒷머리를 잡아채 바닥에 패대기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혐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여성들은 성범죄 등 범죄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3~2015년)간 여성 범죄 피해자는 총 135만858명으로 연평균 45만명 이상의 여성이 범죄의 희생양이 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혐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에 대한 남성들의 반감에서 비롯된다”며 “사회에서 존중받는 훌륭한 여성을 적극적으로 조망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우인·신다은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