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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폐 판매사업 투자 빙자 600억대 가로챈 일당 검거

가짜 가상화폐를 가지고 투자자 6,000여명을 속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이 피해자로부터 받아챙긴 액수만 600억원대에 달한다. 범죄 개요도./제공=부산경찰청




전자화폐 발행 사업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6,000여으로부터 611억원 가량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일당은 디지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모방한 가짜 가상화폐를 만든 뒤 동남아 국영은행 등이 발행한 전자화폐라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비트코인 10조개를 가상 발행해 1비트코인을 구매하면 최고 1만배까지 가치가 올라간다고 현혹하기도 했다. 전자화폐는 금전적 가치가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돼 발행된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를 말한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사기 등)로 정모(54)씨 등 39명을 붙잡아 9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달아난 3명을 수배하고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알라딘’ 등 5가지 가짜 가상화폐를 만든 뒤 고수익을 미끼로 6,100여 명에게 611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비트코인을 모방해서 만든 가짜 가상화폐 문양을 가지고 “동남아시아의 국영은행 등이 발행한 것”이라며 “가상화폐 발행사업에 투자하면 6개월 뒤 원금의 3∼5배를 준다”고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2009년 1원(0.0008달러)에 불과했던 1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 200만원(1,770달러)을 넘어섰다며 가상화폐 발행사업에 투자하면 최고 1만배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특히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투자자가 지인을 데려와 투자하도록 하면 투자금의 1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도 썼다.

정씨 등은 전체 피해 금액의 80%가량을 수당 명목으로 지급했고 실제 챙긴 돈은 104억원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이 가운데 은행계좌에 남아 있던 25억원은 가압류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전국 100여 곳에 지역센터를 만들어 설명회 등을 열고 가상화폐를 최고 10조개까지 발행한 뒤 이 같은 짓을 벌였는가 하면 영업 이익을 위해 새로운 전자화폐 사업을 추진하는 등 소위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기간 투자자 모집으로 수익을 올린 뒤 추가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경우 곧바로 다른 사업으로 갈아타는 속칭 먹튀 수법도 썼다.

최근 1%대의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고수익의 투자처를 찾던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속아 1인당 적게는 130만원, 많게는 2억1,000만원을 사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가정주부, 회사원, 퇴직자, 자영업자, 농업인, 종교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대부분 중·장년층”이라며 “주로 지인들 끼리의 소개를 통해 투자를 해 오다가 정씨 등의 속칭 돌려 막기식의 수당 지급에 속아 3가지 코인 사업에 투자한 피해자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A(65·여)씨는 노후자금과 카드대출금을 포함해 사위 등 친·인척에게 돈을 빌려 7,400만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다. 이 일로 현재 남편과 별거하고 자녀 집과 찜질방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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