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이 후보자는 지난 17일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18일 회동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자 간) 인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른 시일 내에 내각 등 인사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에 대해 여러 차례 말했는데 국무총리 임명동의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장 장관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관급 인선에 속도를 내 국정 공백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다음주 두 차례에 걸쳐 차관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차관들을 통해 장관 대행체제로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관 인사 기조는 관료 위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부서는 개혁성을 가진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단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에 최소 외교부 장관 정도만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관급인 청와대 정책실장과 국가안보실장 인선에도 시간이 더 소요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보실장 인선은 국방전문가와 안보전문가라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며 “어느 분야의 전문가를 세울지 정하지 못했다.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마평이 무성한 정책실장에 대해서도 “(국가안보실장 인선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 정책을 놓고 최상의 호흡을 보여야 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책실장의 ‘투톱’ 구성이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아직 공석인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을 비롯해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 인선은 다음주까지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홍남기 신임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차관회의를 진행했다.
차관회의는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정례회의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차관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상정되는 법령·시행령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특히 홍 실장은 각 부처를 상대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고 흔들림 없는 공직 기강을 확립할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장관 인선이 늦어져 차관을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차관회의에서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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