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새 주석에 우둔이 전 부총통이 선출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 전 부총통과 전화통화를 하고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1992년 합의)을 견지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1일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우 전 부총통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대만 국민당이 92공식을 유지하고 대만독립을 반대한다는 점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면서 “양안의 평화로운 발전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우 전 부총통은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92공식을 공고히 하고 양안 평화와 발전, 중화문화 부흥에 함께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차이잉원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됐을 때는 축전도 보내지 않았다.
전일 국민당은 투표자격이 있는 47만여명의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직접선거에서 6명의 주석 후보 가운데 우 전 부총통을 오는 8월 시작되는 임기 4년의 주석으로 선출했다. 투표율은 58.1%였으며 우 전 부총통은 52.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우 전 부총통이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되면서 국민당 재건과 2020년 차기 총통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당 전임 주석 대부분이 지난 1949년 장제스 국민당 정권과 함께 중국에서 건너온 외성인 출신이었던 데 비해 우 차기 주석은 대만 본성인 후손이기에 대만 주류층에서 상당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낮은 지지율로 고민하는 여당 민주진보당도 우 전 부총통이 중도층 표를 끌어당길 가능성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일 총통 취임 1주년을 맞은 차이잉원은 관례적인 기자회견도 생략한 채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대만 매체들은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취임 초기 56%에서 최근 28% 수준으로 급락했다면서 차이 총통이 양안 간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 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대만 단장대의 왕쿤이 국제관계·전략학 교수는 “차이 총통이 양안 간 긴장 상황을 풀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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