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때 부모가 이혼해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씨는 25세이던 2007년 한 전자장치 생산 회사에 생산직으로 입사한 바 있다. 그러나 2년 뒤인 2009년 기계에 손가락 6개가 잘리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충격을 받은 김씨는 환청을 듣는 등 정신질환을 겪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았던 것. 그는 결국 2014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의 자살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김씨의 아버지가 소송을 냈지만 1, 2심은 공단의 편이었다. “손가락 사고와 장애로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것.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은 사고 이후 망인이 받은 스트레스 정도나 정신병이 발병한 경위 등을 면밀히 따져 보지 않았다”면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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