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사무총장 정책특보인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뉴욕 JFK공항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외교 난제가 많은 상황에서 어깨가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외교장관 발표가 확정되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뉴욕 유엔본부로 급거 귀환해 22일 사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첫 여성 외교장관에 지명된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준 신뢰와 기대에 많이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비(非)고시 출신에 여성이라고 하지만 외교부에 오래 몸을 담았고 선·후배들도 많이 계시고, 제가 기댈 분들은 그분들일 것 같다”고 밝혀 자신의 발탁을 의외로 받아들이며 놀라고 있는 외교부의 안정을 겨냥했다.
그는 최대 현안으로 꼽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일단 외교부 보고를 받아봐야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강 후보자는 22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외교장관 내정 사실을 알리고 최대한 이른 시일내 사표 처리 절차를 마친 후 귀국할 계획이다.
아울러 강 후보자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된 자녀의 이중 국적과 위장전입에 대해 솔직하게 “(그런 상황은) 사실”이라며 “청와대 검증과정에서도 이미 보고했으며 자세한 얘기는 청문회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여성 외교관으로서 유엔 최고위직에 오른 강 후보자는 과거 유엔 근무를 희망한 이유로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일본 정부가 그의 내정에 적잖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언론은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외교장관에 취임하면 “위안부 문제에서 한국의 원칙적 입장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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