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확정 지은 22일(한국시간)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인터뷰 중인 기자회견장에 레알 선수들이 급습해 감독 얼굴에 샴페인을 퍼부었다. 기자회견장은 레알의 우승 뒤풀이 현장으로 바뀌었다. 지단은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펄쩍펄쩍 뛰며 감독 데뷔 첫 풀시즌에 리그 우승을 이끈 기쁨을 만끽했다.
레알이 숙적 바르셀로나를 밀어내고 5년 만에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탈환했다. 이날 시즌 최종전에서 말라가를 2대0으로 꺾은 레알은 승점 93(29승6무3패)을 기록, 2위 바르셀로나(28승6무4패·승점 90)를 3점 차로 따돌렸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유벤투스가 크로토네와의 홈경기에서 3대0으로 이겨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세리에A 사상 첫 6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승점 88로 2위 AS로마에 4점 앞서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이미 코파 이탈리아(축구협회컵)를 제패한 유벤투스는 다음달 4일 레알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리하면 구단 사상 첫 트레블(주요대회 3관왕)의 위업을 이룬다.
유럽 4대 빅리그 중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거의 한 달 전 5연패를 차지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첼시가 지난 13일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손흥민은 이날 끝난 헐시티와의 시즌 최종전(7대1 승)에서 도움을 올리며 화려했던 토트넘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마감했다.
◇득점왕 등극에도 웃지 못한 메시=이날 레알이 졌다면 바르셀로나와 승점이 같아져 상대전적 우위의 바르셀로나가 우승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꿈은 1분30초 만에 사실상 깨지고 말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가 이스코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제치고 골망을 가른 것. 후반에는 카림 벤제마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말라가의 반격이 골대에 막히는 동안 바르셀로나는 에이바르를 4대2로 눌렀다. 하지만 역전 우승은 물거품이 된 후였다.
2골을 보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37골로 4시즌 만에 득점왕을 탈환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우승컵을 든 25골의 호날두에게 쏟아졌다. 챔스 득점 등을 포함해 7시즌 연속 40골 기록도 이어간 호날두는 “지단 감독의 지도력이 우승의 원동력이다. 출전시간을 조절해주는 배려 덕에 저도 컨디션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단의 철저한 로테이션 전략 속에 레알은 19명의 각기 다른 선수가 리그 득점에 성공하는 진기록을 썼다. 레알은 또 무득점으로 마친 리그 경기가 한 경기도 없다.
◇공격포인트 ‘4배’, 손샤인의 진화=마지막 경기 도움 추가로 손흥민은 리그 공격포인트(골+도움) 20개(14골 6도움)를 채웠다. 지난 시즌의 5개(4골 1도움)와 비교해 4배의 활약을 펼친 셈이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과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가 발전한 덕이다. 최종 득점랭킹은 단독 13위. 필리페 쿠티뉴(13골·리버풀), 올리비에 지루(12골·아스널)를 넘어섰다. 1위는 29골의 해리 케인(토트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골과 챔스 1골을 포함, 시즌 21골 7도움으로 아시아선수의 유럽 빅리그 시즌 득점 신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23일 오후 귀국해 국내 팬들을 만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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