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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대강 정책감사, 과거 정부 보복성 비쳐선 안된다

새 정부가 22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을 도마에 올려 파장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업무지시 형태로 일부 보의 상시 개방과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아울러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16개 보의 존폐 여부를 가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감사 지시는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의 잘잘못을 가린다는 취지임에도 사안의 휘발성은 자못 크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이자 상징 같은 존재다. 감사 결과에 따라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과거 정부 인사에 대한 사정 바람으로 확대될 소지도 다분하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가뭄과 홍수 통제기능은 거의 없고 수질오염만 초래하는 재앙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녹조 현상은 보 설치와 무관하며 수자원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진단도 있다. 이런 공과를 떠나 4대강 사업은 유역별로 차근차근 실시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게 최대 패착으로 꼽힌다. 모든 정책이 그래야 하듯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된다면 시범사업을 해 본 뒤 성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평가·분석하고 후속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옳았다는 얘기다. 4대강 감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박근혜 정권 출범 직전인 2013년 1월에 부실 판정을 내리더니 그해 7월에는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으로 예산 낭비와 졸속의 극치였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전 정부 색깔 지우기로 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수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다. 정책감사가 과거 정부에 대한 부정이나 보복성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정치 감사 시비가 붙으면 4대강 논란과 갈등은 잠재울 길이 없다. 이번 감사를 앞으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데 타산지석으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과거 행태를 보면 감사원에 썩 믿음이 안 간다.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출 생각은 아예 접기 바란다. 감사원은 정책감사에 앞서 참회록부터 써야 옳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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