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두테르테의 北 김정은에 대한 ‘속마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간 지난달 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전화통화로 나눈 대화를 기록한 필리핀 정부의 기밀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정신상태가 안정적인지를 두테르테 대통령에 물으면서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데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고 “그의 모든 로켓이 추락하고 있다. 그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대해 김정은이 “폭탄, 그의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며 “그의 정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한순간 미쳐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달 보낸 핵잠수함 2척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에 많은 화력을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응해 군사 행동을 취하고 싶지 않다는 뜻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madman)가 풀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면서 “우리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화력을 보유했지만 이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김정은을 장악할 힘이 있느냐고 트럼프 대통령이 묻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렇다. 결국 마지막 카드의 ‘에이스’는 중국뿐”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중국이 안 하면 우리가 할 것” 이라고 밝혔으며 두테르데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행동을 바꾸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라고 권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