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발생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테러경보 수위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저녁 런던 다우닝가 총리집무실 앞에서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테러경보를 4단계 ‘심각(severe)’에서 가장 높은 5단계 ‘임박(critical)’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총리는 “추가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며 이번 테러와 연관된 보다 폭넓고 다양한 그룹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총리는 이번 경보 상향으로 경찰 병력 외에 군 병력이 주요 도심의 민간시설 등에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주요 장소를 지키는 의무를 맡은 무장경찰을 군 병력이 대체해 핵심시설을 순찰하는 무장경관의 수를 최대 5,000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 3년간 테러경계 수위를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의 ‘심각’ 단계로 유지해왔다. 최고 단계인 ‘임박’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대서양 항해 여객선들을 폭파하려는 음모가 저지됐던 2006년과 런던 나이트클럽 폭파 시도가 있었던 2007년 각각 짧게 유지된 바 있다.
한편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테러범의 신원을 22세 남성 살람 아베디라고 밝혔다. BBC는 아베디가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리비아계로 그레이터맨체스터 소재 샐퍼드대 학생이라고 보도했다. 미 NBC 방송은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디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아베디가 지난 12개월 사이 리비아에 다녀온 적이 있으며, 이는 그가 방문한 여러 국가 중 한 곳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프랑스 내무장관 제라르 콜롬브도 아베디가 시리아에 다녀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지구촌 테러의 대명사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거점으로 삼고 조직원들을 모집하는 지역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해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다치면서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 이후 영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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