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4일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 임원들의 재판을 열고 윤모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팀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윤 팀장은 “삼성물산 합병 공시가 나자마자 (삼성물산·제일모직 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구조원에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한 보고서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합병에 반대하는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조원은 합병 전인 2015년 6월 말께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법적으로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산정됐지만 시점에 있어선 삼성물산 주주에 불리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민연금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7월10일 합병 찬성을 결정했다.
이처럼 재판은 점차 삼성물산 합병을 전후로 한 특혜 의혹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25일 법정에는 곽세붕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전 경쟁정책국장)과 김모 공정위 과장이 나온다. 26일에는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증인으로 선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 합병 뒤 공정위가 순환출자 고리 강화를 이유로 삼성SDI·전기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팔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당초 1,000만주를 매각하라고 했다가 500만주로 수정한 경위를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국민연금 합병 찬성 결정과 공정위 의견 수정이 삼성이 받은 ‘부정한 특혜’라 보고 있고 삼성은 “청탁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15년 11월께 김종중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을 만나 순환출자 해소에 관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다만 당초 1,000만주 매각 보고서를 작성한 석모 공정위 사무관은 재판부가 24일 증인으로 불렀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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