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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대립군’ 여진구 “밥차가 맛있어서..가마 무거웠을 것”

“여진구 오빠, 참 잘~ 컸다”

아역배우에서 어엿한 21살 성인으로 성장한 여진구. 그를 향한 대표적인 애칭이다. 심지어 누나 팬들도 ‘오빠’라고 부를 만큼 남다른 성숙미를 자랑하는 여진구가 꾸준한 ‘열일’로 흐뭇한 ‘엄마미소’를 유발한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성인으로서의 도전일까. 최근에는 한 차례 연기 변신에 나서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물론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감독 장준환) 때의 포효하는 잔상도 잊을 수 없지만, 이번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에서 광해를 연기하며 눈빛 하나로 진한 여운의 메시지를 건네는 여진구는 확실히 한층 깊어졌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여진구와 영화 ‘대립군’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2015년 ‘서부전선’(감독 천성일) 이후로 2년 만에 관객 앞에 서는 여진구는 “영화를 간만에 봐서 그런가. 제 연기만 보게 되더라고요. 아직 어떤지 모르겠어요. 며칠 후에 시사회가 있으니까 영화를 다시 보려고요. 다행히 광해와 대립군, 백성 셋이서 감정이 잘 어울린 것 같았어요. 안심은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배우들의 감정선을 넘어서 영화 전체적으로 봐야겠어요. 사실 준비를 많이 해서 긴장도 많이 했어요”라며 개봉 전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영화에서 여진구는 처음으로 ‘의식된’ 연기 변신을 했기 때문이다. 여진구는 ‘대립군’ 속 광해를 과거 ‘광해:왕이 된 남자’의 이병헌, MBC 드라마 ‘화정’의 차승원과는 다른 결로 해석했다. 임진왜란 전란 속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된 후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처지에서 무엇보다 앞선 건 두려움과 고된 심경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저는 그게 현실적인 것 같아서 공감됐어요. 저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오히려 광해가 멘탈을 놓으면서 저 역시도 연기를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강해 보이려고 애를 쓰면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 모습을 가장 중점으로 두고 싶었어요. 처음 부분에서 더 연약해보이려 했어요. 못나 보이고 지질해보이려고 했어요”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번 연기 변신에는 선배 이정재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여진구는 “눈빛 연기는 정재 선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리허설 할 때 감독님과 저는, 가만히 있어도 텅 비어보이지만 진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토우(이정재)의 눈빛에서 저는 그걸 느꼈거든요. 겉은 거칠고 마성적이지만 경계하는 눈빛을 지니고 있는데, 저도 그 부분을 담고 싶었어요. 선배님 덕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기존 광해들과 차별점으로는 “감독님과 광해에 대해 연구를 시작할 때 제가 말씀드린 게, 이전에도 광해라는 인물이 많이 다뤄져서 친숙한데 우리 시나리오 속 광해는 많이 낯선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했어요. 감독님께선 ‘너의 껍데기는 광해지만, 전혀 딴판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광해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히지 않게 됐어요. 그래서 마음이 좀 더 편해지더라고요”라고 과정을 언급했다.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공감이 많이 됐어요”라는 여진구는 특별히 이번 작품으로 ‘대립군’을 선택한 것에 대해, “광해에게 배우고 싶은 점이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그만큼 광해에 대한 존경심과 호기심이 있었다.

“ 작품 초반까지는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아끼는 품성을 타고났다고 생각했어요. 왕의 용맹함이나 비범함을 타고나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 광해는 옆의 사람을 아낄 줄 알고 바라볼 줄 아는 게 지금까지의 왕들과 다른 점이더라고요. 그래서 백성들이 한없이 믿음을 보인 것 같았어요.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천성적으로 타고난 인물 같았어요”



나이와 경력이 차오름과 동시에 여진구도 이제는 아역의 롤에서 벗어날 때를 맞았다. 역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입지도 커졌다. 스스로 의견을 낼 줄 알게 된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리허설 할 때, 작년까지만 해도 이끌어가는 게 부끄러웠던 거 같아요. 보통은 선배님들께서 현장을 이끄셨는데 이제 슬슬 감독님께서도 저의 의견을 여쭤보시고, 저도 이제 의견을 내야하더라고요. 이번 영화를 할 때 배우로서도 많은 성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선배님들 사이에서 저도 같이 리허설이나 의견을 나눌 때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번에 첫 호흡을 맞춘 이정재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이정재는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카리스마와 리더십, 우직한 의리로 동료들에게 신망을 얻으며 광해와 분조를 지키는 여정을 함께 한다. 여진구는 “이정재 선배님과 붙는 신이 가장 많았어요. 영화 안에서 (감성적으로) 처음 불을 붙여주는 선배가 토우 선배였어요. 선배님께 많이 의지하면서 촬영했거든요. 저의 그런 마음을 다 아셨을 텐데 티 안내시고 다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정재 선배님이 안 계셨으면 제가 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라고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카메라 뒤에서의 두 사람은 어땠을까. 실제 연기 고민을 어떻게 나눴는지 묻자 “고민이 되긴 했죠. 근데 궁금한 부분에서 못 참겠더라고요. 갑작스럽게 질문을 꺼내긴 했어요.(웃음) 저는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호흡에 문제 생기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선배님들께서 워낙 잘 받아주셨기 때문에”라고 대답했다.

광해를 곁에서 보위하는 의녀 덕이로 분한 이솜에 대해서는 “워낙 저를 옆에서 챙겨주는 덕이 역이었기 때문에 누나도 굉장히 많이 챙겨주셨어요. 엄마 같았어요. 큰 누나와 어린 동생 느낌으로 책임감 있게 챙겨주셨어요. 되게 편했었어요. 누나한테도 이렇게 많이 말 했어서 ‘그래 엄마야’ 그러시더라고요”라며 웃어보였다.

출연진 중 박원상은 제작보고회 때 여진구가 “가마를 타는 장면에서 저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는 말에 “가마를 타기 전에 별로 안 먹겠다더니 막 먹고서 가마를 타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진구는 “밥차가 너무 맛있었어요. 선배님들께서 ‘너 점심 많이 먹었지?’라고 어떻게 알고서 말씀하시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화장실이 멀리 떨어져 있었거든요. 물도 자주 마시지 못했어요. 방법이 없으니까요”라고 고생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번 연기를 하며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으로는 “나름대로 연기 결을 한 번 바꿔보고 싶었어요. ‘대립군’에서 광해가 수면 위로 보이는 인물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해가 주가 돼서 보이기보다는 사람들로 인해서 광해도 변화를 맞이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주변 인물들을 많이 관찰하려고 했어요. 장면들 중에서는 격하게 몰아치는 감정들도 있지만, 잔잔한 변화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 해보는 시도였어요. 선배님들의 감정을 받아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서툴지라도요. 이런 식으로 접근한 건 처음이었어요”라고 밝혔다.

여기에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시도도 많이 했어요. 춤추는 장면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잘 읽혔는데, 영상으로 많은 분들이 볼 때 괜찮을까 싶었어요. 이해가 되면서도 걱정됐어요. 근데 현장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감정이 분위기에 맞춰서 흘러가더라고요. 여운이 길게 남았어요. 감독님과 스태프들도 고민하셨지만 장소의 영향도 컸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느끼기 힘든 분위기였어요”라고 극 중 대립군의 명사수 곡수(김무열)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장면을 연기하기 까다로우면서도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한편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5월 31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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