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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70th칸] #옥자 #홍상수X김민희 #판매 성과..2017년은 뜨거웠다!

12일간의 대장정이다. D-1,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웠던 제 70회 칸국제영화제가 28일 막을 내린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 정병길 감독의 ‘악녀’,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까지. 올해는 한국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칸 행에 올라 국내영화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입증했다. 이 가운데도 크고 작은 이슈들로 이번 칸 영화제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영화제 막바지에서 지금껏 가장 크게 회자 된 사건들을 짚어보려 한다.

/사진=‘옥자’ 스틸




■ 처음부터 끝까지 ‘송곳’ 같은 존재? 봉준호 감독의 ‘옥자’

개막 전,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나란히 경쟁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소식에 영화 팬들은 쾌재를 외쳤다. 남녀노소 모두에 사랑받는 대표 감독을 향한 응원이 뜨거웠다. 하지만 ‘옥자’의 투자·배급을 담당한 곳이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옥자’가 한국영화인지 미국영화인지에 대한 논제부터, 프랑스 영화위원회와 극장협회의 극렬한 반발로 경쟁 부문 초청 철회의 위기까지 맞은 것.

영화진흥위원회 ‘공동제작 영화의 한국영화 인정’ 기준에 따르면 제작비의 20% 이상을 한국영화사가 투자하는 경우 ‘옥자’는 한국영화가 될 수 있지만, 넷플릭스의 100% 투자 자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미국영화로 분류된다고 알려졌다. 개막 전에는 프랑스 극장협회가 “스트리밍 플랫폼 방식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칸 영화제 측은 “내년(2018년)부터는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조건에 합의한 작품들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할 수 있다”고 규정을 변경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가 상을 수상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발언해 ‘옥자’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을 희박케 예언했다. 19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칸 르미에르 극장에서는 옥자가 상영을 시작한 후 8분 만에 상영을 중단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관객들의 박수와 야유가 쏟아지는 소동 때문으로 비춰졌지만, 기술적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대담해진 홍상수X김민희, 황금종려상 눈 앞 ‘그 후’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밝혔듯이 김민희 씨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저는 김민희 씨로부터 아주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22일 경쟁부문 초청작 ‘그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이 밝힌 바다. 지난해 6월 불륜설이 불거진 후 올 3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김민희와의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한 홍상수 감독은 이날 김민희를 향한 깊은 애정을 또 한 차례 드러냈다. ‘그 후’는 출판사 여직원을 잊지 못하는 유부남(권해효)과 그의 아내(조윤희), 그리고 출판사에 처음 출근한 한 여성(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그 후’로 김민희와 3번째 작업을 함께했다.

이제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작품 속에 김민희를 뮤즈로 삼고 있는 홍상수 감독은 이날 레드카펫에서 두 손을 꼭 잡고 거니는 모습으로 압도적인 플래시 세례를 만끽했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은 현지 명품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는 모습, 마주 서서 담배를 피우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세간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 가운데도 ‘그 후’는 황금종려상을 향해 순항 중이다. 공식 상영회에서 극장 2000석이 매진됐고, 러닝 타임 내내 박장대소가 터졌으며, 4분 간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프랑스 카오스 레인즈는 ‘그 후’에 5점 만점 중 4.66의 평점을 남겼으며, 평론가·기자로 구성된 평점표에서 6명 중 무려 5명이 5점 만점을 뜻하는 ‘황금종려잎’을 선사했다. 같은 사이트에서 ‘옥자’는 3.12점을 받았다. 경쟁부문 시상식이 열리는 28일, 홍상수 감독이 최후의 미소를 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서경스타 DB




■ “SNS는 인생의 낭비”... ‘불한당’ 변성현 감독이 쏘아 올린 글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불한당’ 역시 ‘옥자’ 못지않은 홍역을 치렀다. 24일 영화가 공개되기 전, 설마 하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영화를 만든 변성현 감독이 근래까지 남겨온 SNS 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 해당 트위터 글에는 저속한 발언이 난무해 적잖은 충격을 줬다. 민감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는 정치, 동성애, 성희롱 발언과 타 영화에 대한 욕설까지 다방면으로 문제적 발언을 남겼다.

변성현 감독은 “대선 때문에 (불한당) 홍보가 되지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니네 만큼 준비 오래했다” “데이트하기 전에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테니”라고 직접 글을 게재하는가 하면, “궁둥이 큰 여자치고 성격 나쁜 애가 없다” “‘불한당’은 ‘마스터’ ‘더킹’ 따위의 조무래기가 아닙니다. 보라고 보라고 보라고 XXX들”이라는 글을 자신의 계정으로 리트윗 했다.

논란이 일자 변성현 감독은 자숙의 의미로 이번 칸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변성현 감독은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청되기까지 물심양면 애써 주신 배우 분들께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결국 레드카펫을 밟은 이들은 배우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 뿐 이었다. 감독의 자질 논란으로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의 노력이 물거품 될 뻔 했지만, ‘불한당’은 공식 상영회에서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영화 중 가장 긴 시간인 8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 세계 사로잡은 韓 영화, 칸 行 후 100여 개국 판매는 기본

한국 영화의 세계적 입지가 확장됐다. 감독의 네임밸류 말고 오로지 작품성 하나로 해외의 찬사가 따랐다. 바이어들의 관심 또한 폭주했다. 올해의 ‘부산행’이 누가 될 지 화제가 앞섰다. ‘옥자’와 ‘그 후’가 함께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편,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받은 ’악녀’와 ‘불한당’이 칸 필름마켓에서 알찬 실속을 챙겼다.

‘악녀’는 북미와 남미를 포함,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오세아니아, 대만, 필리핀 등 115개국에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홍콩 필름 마트’에서 판매를 시작, 프랑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일본, 호주, 인도, 대만,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 85개국에 선판매를 자랑했던 ‘불한당’은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권 국가의 판매가 추가돼 총 128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받은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판매 기록 156개국을 잇는 수치다.

이에 따라 해외 개봉 날짜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 ‘불한당’은 인도네시아에서 5월 31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6월 1일, 프랑스에서 6월 28일, 대만에서 6월 30일 개봉을 확정 지었으며, 필리핀에서는 올 여름, 일본에서는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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