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초대형 IB’ 금융당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조양준 증권부 기자





“차라리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어요.”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앞두고 한창 준비중인 증권사 관계자는 의외의 말을 했다. ‘초대형’이라는 말이 ‘재벌 증권사’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며 최근 곱지 않은 시선을 이곳저곳에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IB의 요건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만큼 대형 증권사에 유리한 것은 맞다. 따라서 서민과는 무관한 또 다른 대형 금융사의 탄생 정도로 인식된다는 의미다.

엄살로만 느껴지지 않은 이유가 있다. 기업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한다는 취지의 초대형 IB는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신청 유력사 대다수가 과거 제재 이력과 대주주 적격성 문제라는 탈락 ‘위험 요소’를 안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라 심사대가 ‘바늘 구멍’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업계에선 이미 이렇게 보는 분위기다. ‘결격 사유가 하나라도 있으면 단기금융업무(기업금융) 인가를 못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금융 관련 시행 세칙을 마지막으로 가다듬는 동안 신청 후보들이 ‘눈치 작전’을 벌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국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벌 이미지까지 덧씌워진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새 정부의 기조인 개혁과 반대되는 인상을 줄 여지도 있다. 대대적인 육성책을 발표하고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 시행령까지 마련했어도 ‘대세’를 뒤집기 힘들 수 있다는 말이다.

후보사들은 상황이 이럴수록 제도의 원래 취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 경로를 다양화해 벤처 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면 창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IB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취지에서 초대형 IB 육성 정책이 나왔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상황 논리에 흔들리는 일관성 없는 정책이야말로 ‘적폐’가 아닐까요.” /증권부=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