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폭탄테러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격퇴 전술을 ‘말살’로 전환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미국의 IS 격퇴가 이라크와 시리아 등 특정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쫓아내는 ‘소모(attrition)’ 전술에서 근거지를 전면 포위해 말살하는 ‘전멸(annihilation)’ 전술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한 매티스 장관은 이날 “IS는 모든 국가에 위협”이라며 “외국 출신 IS 조직원들이 북아프리카나 유럽·미국·아시아 등 자기 나라로 살아 돌아가지 못하도록 포위해서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쯤 최종 승리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싸움의 타임라인(시간표)을 설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혀 IS 근거지를 섬멸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거점을 잃어가는 IS가 유럽·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자생 테러’를 벌이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IS 테러리스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 또 다른 테러를 일으키는 ‘잠재적 테러’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현재 미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군이 이라크 제2도시 모술 서부의 IS 최후 거점을 포위하고 총공세를 벌이는 상황에서 함락이 임박한 모술 서부와 시리아 락까 등에서 IS 대원들이 빠져나가 전열을 정비한 뒤 새로운 위협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그동안 국방부가 새로운 IS 격퇴 전략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며 맨체스터 테러를 기점으로 미국의 대 IS 전략이 전술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미국은 솜사탕이 아니다”라며 맨체스터 테러 참극을 언급하고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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