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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섬총사’, 유쾌한 듯 잔잔한 ‘섬 살아보기’...시청자 사로잡은 이유는?

올리브 ‘섬총사’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특별할 것이 없는 잔잔한 ‘섬 생활 체험기’에 매료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는 것이다. 비슷한 포맷으로 불렸던 tvN ‘삼시세끼’와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다르고,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 불고 있는 ‘욜로’와도 또 다르다.

지난 3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9일 방송된 올리브 ‘섬총사’ 2화는 평균 2.7% 최고 3.1%를 기록했다. (올리브-tvN 합산, 유료플랫폼 가구, 전국 기준)

사진=‘섬총사’ 캡처




첫 회 시청률로 평균2.0%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던 ‘섬총사’는 방송 2회만에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2%대만 넘어도 성공적이라고 불리는 케이블 채널에서 3%대에 가까운 시청률을 거뒀다는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이다. ‘섬총사’의 시청률 성적은 전작이었던 ‘편의점을 털어라’(0.7%)와 비교했을 때 더 잘 드러난다. ‘편의점을 털어라’의 시청률이 낮다고 하기보다는, ‘섬총사’의 시청률 추이가 가파르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섬총사’는 시작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강심장’ ‘룸메이트’ ‘불타는 청춘’ 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SBS의 간판 PD로 불렸던 박상혁 PD가 CJ E&M으로 이적해 처음 선보이는 예능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출연진 조합도 독특했다. 예능인 강호동, 배우 김희선, 가수 정용화로 뻔한듯 뻔하지 않은 조합을 이뤄낸 것이다. ‘섬총사’를 향한 기대와 호기심은 사람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이끌어 냈고, 프로그램은 이 관심을 재미로 이어지게끔 하는데 성공했다. 한번 상승세를 탄 만큼 당분간 ‘섬총사’의 시청률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엄밀히 말해 ‘섬총사’는 새로운 것이 없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도시가 아닌 한적한 섬에 연예인들이 내려가서 직접 살아본다는 콘셉트는 이미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시도했으며, ‘그 곳에서 살아보기’와 같은 소재는 이미 숱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차용되는 것 중 하나였다. ‘매번 다른 섬에 머무르며 취향대로 살아보는 본격 취향 발견 섬 여행기’라는 ‘섬총사’의 기획의도는 얼핏보면 최근 예능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욜로’(You Only Live Once,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와도 비슷해 보인다. 실제 박 CP 역시 기자간담회 당시 “포맷이 무척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말씀드릴 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 이 새로운 것이 없는 예능프로그램은 어떻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연예인들의 각기 다른 집에서 홈스테이를 벌어지는 마을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라는 박 CP의 말처럼 ‘섬총사’는 생활 그 자체보다 관계성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낯선 사람들이 어떻게 친해지고 관계를 맺는가에 관심이 많다. ‘섬총사’는 ‘고립된 섬마을 사람들과 탑 연예인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친해질까’에서 시작됐다”는 박 PD의 말처럼 ‘섬총사’는 강호동, 김희선, 정용화, 그리고 달타냥으로 뒤늦게 합류한 태항호까지, 각 인물들이 어떻게 만나고 관계를 맺어나가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주민들과 어떻게 어울려가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보여준다.

사진=‘섬총사’ 캡처




‘섬총사’는 첫 만남의 어색한 기류마저 카메라에 어김없이 담아낸다. 카메라에 담긴 ‘섬총사’ 멤버들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또 익숙하다. 김희선 앞에 수줍어하면서도 어색한 듯 존댓말을 쓰는 강호동의 모습은 여느 예능프로그램에서 포효하며 호령하던 모습과는 또 다르다. ‘스마트’한 이미지가 강했던 정용화는 어딘가 많이 부족해 보이는 허당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승기의 ‘허당’보다는 김종민의 ‘백치미’에 더 가까워 보인다.

가장 의외의 매력을 보여준 주인공은 김희선과 달타냥 태항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희선은 그동안 ‘예쁜’ 이미지를 벗고, 솔직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화장실에 갔다가 치마가 젖어서 짰다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김희선은 가식이 없는 날것의 매력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여배우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화려한 슬리퍼를 챙기고, 캐리어에 술을 가득 챙기는 엉뚱함이라든지, 각종 해산물 보는 것은 무서워하면서 회는 맛있게 먹는다는 등 반전의 매력마저 더욱 인간미를 전해준다.

태항호의 섭외는 신의 한수였다. 강호동이 “내가 박상혁PD 20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이번 캐스팅 정말 최고다. 칭찬해 줄만 하다. 태항호 최고다”며 손가락을 추켜세울 정도로 ‘섬총사’에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아직 예능프로그램의 노출이 잦지 않은 태항호의 출격으로 ‘섬총사’에 신선함을 전해준 것이다. 남다른 예능감과 친화력을 자랑하는 ‘섬총사’는 사람들 사이 빠르게 스며들었고,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육중한 외모와는 달리 밤하늘의 별빛에도 눈물을 흘리는 소녀감성은 의외의 매력 포인트. 그의 존재감은 김희선을 압도할 정도였다.

처음 ‘삼시세끼’의 아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섬총사’는 빠르지만 또 느리게 자신만의 색깔을 잡아나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있고, 그 관계 속에 삶을 담은 것이다. ‘섬총사’는 편성 채널로 tvN이 아닌, ‘푸드’에서 최근 ‘라이프’로 그의 성격을 바꾼 올리브 채널을 선택했다. 올리브 채널의 주요 콘셉트는 ‘한번 뿐인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취향의 발견’이다. 유쾌하지만 잔잔한 섬 살아가기를 담은 ‘섬총사’의 모습은 이 같은 올리브 채널의 성격변화의 한 축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섬총사’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금까지 우이도 입문기였다면, 3화에서부터 강호동, 김희선, 정용화의 본격 섬 생활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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