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미 국방부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ICBM 공격을 대비한 요격시험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에 대비한 요격시험에서 목표물을 태평양 상공에서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가상의 ICBM은 태평양 마셜군도 부근에서 미 본토를 향해 비행했고, 캘리포니아 주(州) 반덴버그 공군기지 내 지하 격납고에서 요격미사일이 이를 태평양 상공 외기권에서 격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MDA)은 훈련에 사용된 가상의 ICBM은 기존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를 한층 빠르게 만든 ‘맞춤형’ 미사일이었으며 차후 ICBM 모형을 이용한 훈련도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짐 실링 MDA 국장은 “복합적이고 정교한 목표물을 요격하는 것은 GMD(지상 기반 요격미사일) 시스템의 엄청난 성과이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미국이 미사일 요격 훈련을 진행한 것은 3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최근 준(準) IC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를 비롯한 ‘북극성-2형’ 개발하는 등 2~3년 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북한의 위협이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1999년 이후 17차례 요격시험을 시행했고, 이 중 단 9차례만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4차례의 시험 중 2014년 6월 단 한 차례만 요격에 성공하는 등 ICBM 방어 훈련의 성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