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 격인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비(非)OPEC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강력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3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석유시장 안정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기존 공동 합의를 러시아와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노바크 장관도 공감을 표시하며 “내년 3월까지 함께할 감산 연장 합의 이후에도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공동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새로운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갖고 올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하루 평균 180만배럴씩 산유량을 줄이기로 했던 감산 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더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알팔리 장관은 “지난 2년간 유가 하락으로 전 세계 석유 투자가 1조달러가량 줄었다”며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만큼 석유 시추도 감소해 석유시장은 매우 이른 시일 내에 균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글로벌 석유 재고가 최근 5년간 평균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도록 안정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29센트, 0.6% 하락한 배럴당 49.3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값도 0.4%, 18센트 떨어진 51.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들의 지속된 감산 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와 미국에서의 산유량이 늘고 있다는 우려감이 유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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