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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개혁에 흔들리는 교육현장]"영재고로 진로 바꿔야 하나..." 학부모 안절부절

<중>특목고 폐지로 혼란 빠진 초중생

목동·대치동 등 주요 학원가

학부모 고입상담 문의 빗발쳐

일부 강남으로 이사 움직임도

학원비 부담 느꼈던 학부모는

"압박·불안감 벗어났다" 환영





문재인 정부의 특목고 폐지 공약에 학부모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자사고·외국어고 등 특목고 입학을 수년간 준비해온 학생과 학부모는 영재고로 전환할지, 지금처럼 준비를 계속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갈수록 고교 입시 열기가 과열되며 학원비에 부담을 느꼈던 학부모들은 오히려 환영하는 상반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31일 학원가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치동·목동 등 주요 학원가에는 학부모들의 고입상담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이미 최소 2~3년 특목고 입시를 준비해온 중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다.

교대 입학이 목표인 중학교 2학년 김모(16)양은 “자사고에 가기 위해 국·영·수에 과학까지 학원을 다녔는데 무용지물이 된 것 같다”며 “교대는 내신 성적이 중요한데 막상 일반고를 가려니 전교권 등수에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고 푸념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김지희(45)씨는 “아이가 국제고를 꿈꿔왔는데 없어진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영재고는 수학·과학 실력이 부족해서 이미 늦었고 전국단위 자사고가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신 전과목이 뛰어난 게 아니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특목고 대비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입시상담을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학에서 이름뿐인 자사고를 알아줄지 모르겠다’ ‘수능이 무력화되면 내신이 중요해질 텐데 괜히 자사고 갔다가 폐지돼서 명문 이름값도 잃고 내신도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등의 우려 섞인 글도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중3 학생들 역시 막상 특목고에 입학한 뒤 일반고로 전환돼 네임밸류 하락 등으로 향후 수시 전형에서 손해를 볼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술 더 떠 우수한 일반고들이 많은 강남3구로 이사 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학생 자녀를 둔 박모씨는 “강북 지역에 자사고가 있어서 그나마 아이들이 강남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워졌다”며 “강남권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 등을 합치면 총 84개에 이르고 재학생 역시 7만명가량인 만큼 모두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특목고 입시 준비를 이어가는 학생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사고 교사는 “실제로 현 정부 핵심 공약인 고교학점제도 이미 운영하고 있고 교육 인프라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예비 학부모들이 정부 방침에 개의치 않고 입학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방침을 반기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한동안 대입에 성공하려면 고등학교 입시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관련 사교육 시장이 급증해 학원비 부담 등 고통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았다.

반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애초에 특목고 준비를 고려하지 않았던 학부모들은 상대적인 압박감과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진용·신다은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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