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밀집지역인 울산광역시·경상남도·부산광역시·전라북도·전라남도 등 5개 시·도가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5개 시·도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31일 중앙부처에 제출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절벽이 심각한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활로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5개 시·도 담당 국장급 대표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 등 4개 부처를 합동 방문해 공동 건의문에 대해 적극 지원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관공선 교체 등 수요를 늘려달라”=5개 시·도는 조선업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업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및 조선업희망센터 연장 △조선 밀집지역 조선산업 사업다각화 집중지원 △조선업 보완 지역 먹거리산업 육성 지원 확대 △중소형조선소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지원(완화) △조선업 구조조정 지원 특례보증 확대 △관공선 교체 추진 국비 지원 △정부 정책자금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 지원 등 총 7건을 건의했다.
특히 관공선 교체의 경우 2018년부터 6년간 21척의 선박이 계획돼 있다. 총 사업비는 2,112억원으로 이를 모두 LNG추진선으로 교체할 경우 조선기자재 업체의 일감확보는 물론 LNG추진선 건조 역량 강화와 LNG 시장 선점으로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효과(1,857명)가 기대된다.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고 선가가 최저점인 상황에서 중국, 일본 등 경쟁국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통해 어렵게 수주하다라도 정책금융기관의 ‘수주 수익성 평가기준’ 강화로 중·소형조선소는 선수금환급보증(RG)발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호소가 많았다. 또 조선업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올해 6월 30일자로 종료되나 실제 위기상황은 지속되는 만큼 이에 대한 연장이 필요하다는 건의다. 조선업 퇴직자 생계안정과 재취업지원을 하고 있는 조선업희망센터 또한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선업 위기극복 위해 중앙·지방이 힘을 합치자”=지자체들이 이렇게 뜻을 모은 것은 그만큼 불황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2016년도 국내 조선소의 전체 수주량은 1,8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도 대비 83% 감소했다. 수주잔량은 34.5% 감소로 수주절벽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오랜기간 수주실적이 없는 중형조선소의 경우 일감이 소진된 상태다. 최근 선박 수주 실적이 호전되고 있으나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대형 조선소도 2년 넘게 수주가 전무했던 여파가 현재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우조선해양은 올 1월부터 순환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고, 4월부터는 전 직원이 10~15%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7월부터 임원은 30%, 과장급 이상 직원은 15~20%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은 10년 전 수준(15조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착공 선박도 19척(5월 11일 기준)에 불과하다.
5개 시·도는 건의문에서 “조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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