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을 통해 “파리 기후협정에 관한 내 결정을 며칠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요 외교적 업적인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협정 탈퇴를 이미 기정사실로 한 모습이다. CNN 방송은 협정과 관련된 미 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과 함께 협정 탈퇴 방식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해왔다고 보도했다. 프루잇 청장은 기후 변화에 회의적인 인물로 알려졌고 석유 산업 관계자들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기후 변화는 미국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중국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기후변화 협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특히나 그의 핵심지지 세력인 자동차와 에너지 기업들이 이미 파리협정에 강하게 반대해왔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스트 벨트(쇠락한 사업 지역)의 중공업 부흥을 강조했던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부터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면 협정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수준의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국제 외교 무대의 주역인 미국이 빠지게 되면 협정의 실효성이 크게 퇴색되기 때문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미국은 파리협정 체결을 주도한 국가 중 하나였고, ‘녹색기후펀드’ 이행금과 유엔 기후변화 사무국 운영비의 가장 큰 부담금을 담당하는 국가였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게 되면 ‘굴뚝 산업’이 절정에 오른 중국과 인도 등의 연쇄 탈퇴도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지난해 11월 발효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존폐의 갈림길로 내몰린 상태인 만큼 앞으로의 트럼프 행정부 발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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