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 1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 주민 1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김 군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25분 동안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성주군청 간부와 성주투쟁위원회·원불교 관계자를 모두 배제한 채 김 군수와 소성리 주민의 참석으로만 진행됐다. 그동안 군청에서조차 주민과 대화를 꺼렸던 김 군수가 마을회관까지 직접 찾아와 간담회를 한 것은 새 정부의 사드 배치 기류를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주요 현안을 토론하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성산포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됐을 당시 김 군수가 삭발까지 하며 반대 운동에 참여했다가 성주골프장으로 변경된 후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반대운동에 동참해달라는 요구에 김 군수가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또 “사드 배치지역인 성주골프장에서 발전기를 작동하고 있어 소음은 물론 냉각수·윤활유 유출에 따른 백천·낙동강 오염이 크게 우려돼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 군수는 10일 이내 환경조사를 마치고 소성리 마을회관을 다시 찾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장은 “이밖에 지난달 18일 성주생명문화축제 개막식 공연 때 군청 직원과 안전요원이 사드 반대 현수막을 내건 주민을 밀쳐 일부가 다쳤고, 지난달 29일 군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러 군청을 찾은 주민을 만나주지 않고 현관문을 막아 일부 주민이 로비에 일시적으로 고립된 부분에 김 군수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기자들에게 “축제 때 발생한 사고에 대해 주민에게 사죄하러 왔다. 주민과 뜻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드 반대로 받아들이면 되느냐’란 질문에는 “그 말씀은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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