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을 앞둔 자수성가한 사업가 이문치(78)씨가 공학도를 위해 써달라며 고려대에 1억원을 기부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씨는 1억원에 이어 십수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제공=고려대
자수성가를 이루고 팔순을 앞둔 사업가가 아무 연고도 없는 고려대에 십수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1일 고려대에 따르면 충남 청양 출신인 이문치(78)씨가 지난 3월 1억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데 이어 4월에는 아파트 2채 등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올해 3월 갑자기 학교 측에 “공과대학 학생들이 학비·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며 현금 1억원을 기부했다.
거액 기부자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이 동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씨는 고대와 아무런 접점이 없어 학교 측은 감사하면서도 의아했다. 한 달 뒤인 4월 이씨는 이번에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 2채와 예금계좌 등 전 재산을 부동산 증여 및 유언 공증 형식으로 고대에 쾌척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는 현재 가치로 모두 합쳐 십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는 공식 기부식이라도 마련해 감사를 표하려 했으나 이씨는 “이름 석 자 외에는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정중히 사양했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다. 어릴 적에 서울로 올라와 안 해본 일이 없다”면서 “학생들이 학비나 생활비 걱정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고대는 이씨의 뜻에 따라 ‘이문치 장학기금’을 조성해 향후 집행할 계획이다. 이씨가 3월에 기부한 1억원은 공대생 6명에게 이번 학기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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