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정의당 지도를 예방하고 “촛불 앞에 피고인으로 서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촛불민심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 심상정 대표와 만나 “촛불 혁명이 문재인 정부를 낳았지만, 그것이 저희에게 에너지도, 큰 채찍도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와 소통에 특히 힘쓰겠다. 역사상 가장 막걸리를 많이 소모하는 총리 공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팔도 막걸리는 다 준비하겠다”며 협치를 강조하면서 익살스럽게 막걸리 회동을 제안했다.
그러자 심 대표는 웃으며 “기대하겠다”라면서도 “총리와 야당의 관계가 오늘처럼 화기애애하기만은 어렵다. 적대적 대결관계가 비판적 협력관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총리가 소통역량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국회는 촛불 혁명 이전에 구성돼 촛불 시민의 뜻에 어긋날 수 있다. 정의당이 늘 국회 안에서 촛불을 들고 있겠다”며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리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길과 문재인 정부가 가는 길이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며 “심 대표님이 (개혁의) 강도와 속도 면에서 저희를 끌고 가 달라”고 답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국회의원회관에서 행사를 마치고 뒤늦게 합류하자 회동장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 총리는 “노 원내대표님과 같은 막걸리 집을 단골로 뒀다. 제가 언젠가 취중에 ‘인생의 맛을 알 때쯤엔…’ 이라고 낙서를 해놨더니, 3주 뒤 노 원내대표님이 ‘인생의 맛을 알겠습니다’라고 써두셨더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노 원내대표는 “헌법상 총리 권한을 가장 가깝게 행사할 수 있는 시대에 총리가 되신 ‘진성(眞性) 총리’”라고 화답했다.
이어 “짧은 기간 제왕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전환했다. 일단 청와대부터 제왕이 군림하지 않는 곳부터 변화해야 한다”며 “인간의 얼굴을 한 정부이자 총리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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