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 정부의 명운을 가를 총선을 열흘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측근이 권력 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갑작스럽게 터진 악재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M)’의 과반 의석 확보에 노란불이 켜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프랑스 서부 도시인 브레스트 지역 검찰 소속 에릭 마태 검사가 리샤르 페랑 영토통합부 장관에 대한 예비조사 결정을 1일 전격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권력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페랑 장관에 대한 야당의 경질 요구에도 수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현지 언론의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추가 정보를 검토한 후 내린 결정”이라며 수사 착수 방침을 밝혔다.
페랑 장관은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합류해 당시 신당 ‘앙마르슈(전진)’를 이끌며 대선을 진두지휘한 1등 공신으로 통한다.
페랑 장관은 지난 2011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지역 건강보험기금이 부인 소유 건물을 임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58만6,000유로(약 7억 4,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총선을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과 LRM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인 뇌물수수 방지 등 정치개혁법의 초안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던 만큼 정치적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총선 직전에 터진 마크롱 정권의 대형 악재에 대해 공화당과 국민전선(FN) 등 야당들은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해리스인터랙티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70%가 페랑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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