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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②] ‘칸발’ 받은 ‘옥자’·‘불한당’·‘악녀’, 韓 흥행 전망은?

‘칸발’이 국내 흥행에도 직결될까. 제 70회 칸국제영화제에 다녀온 ‘옥자’와 ‘그 후’, ‘불한당’, ‘악녀’, ‘클레어의 카메라’가 본격적인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부터 ‘진짜 판’이 벌어진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그 어느 해보다도 이례적으로 많은 국내 영화를 소개했던 이번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옥자’(봉준호 감독)와 ‘그 후’(홍상수 감독) 두 편이 올랐고,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과 ‘악녀’(정병길 감독),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가 공식 초청됐다.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성황리에 영화제를 마친 다섯 작품은 이제 곧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불한당’은 이미 지난달 17일, 칸 영화제와 맞물린 시점에 개봉했고, ‘악녀’는 오는 8일,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 온라인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 개봉을 목표로 현재 상영관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 역시 조만간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개봉의 윤곽이 드러나자 특히 제작 규모가 큰 세 작품 ‘옥자’ ‘불한당’ ‘악녀’의 흥행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옥자’는 넷플릭스의 100% 투자로 제작비 5천만 달러(약 600억 원)가 투입, 국내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액수를 자랑한다. ‘불한당’은 제작비 60억 원, 손익분기점 230만 명이다. ‘악녀’는 제작비 47억에 손익분기점 190만 명이다.

영화제와 동시기에 칸 필름마켓에 내놓기도 한 ‘옥자’ ‘불한당’ ‘악녀’는 해외 선판매 실적이 워낙 좋아 일단 국내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하는 부담은 덜하다. ‘불한당’은 128개국, ‘악녀’는 136개국에 판매됐다. ‘옥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무려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하지만 국내 대중으로부터 얼마만큼 작품성을 인정받느냐의 ‘자존심 문제’도 남아있다. 칸에서 5~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음에도, 감독들의 본고장인 한국시장을 사로잡는 것은 손익분기점을 차치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일 터. ‘옥자’ ‘불한당’ ‘악녀’를 찾는 국내 관객은 어느 정도일까.

/사진=CJ엔터테인먼트


먼저, 지난달 17일 개봉한 ‘불한당’의 흥행윤곽은 어느 정도 자리 잡혔다. 개봉 날 박스오피스 1위로 시작한 ‘불한당’은 다음날부터 ‘겟 아웃’(조던 필레 감독)이라는 복병을 만난 후 2위를 달리다 개봉 일주일 후인 25일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요아킴 뢰닝, 에스펜 잔드베르크 감독)와 ‘노무현입니다’(이창재 감독)를 만난 후 급격히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게다가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SNS 막말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영화를 향한 일부 관객들의 보이콧 선언까지 더해져 흥행에 제대로 발목이 묶였다. 2일까지 ‘불한당’은 90만 명에 못 미치는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최근 변성현 감독의 지인이 SNS 논란을 해명하는 글을 올리기는 했지만, 줄줄이 개봉하는 경쟁작들로부터 관심을 돌리기에는 이미 대중의 관심도가 낮아진 형국이다.

다음주 8일 개봉하는 ‘악녀’는 가장 호조를 보인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로, 그간 가뭄이었던 ‘여성 와일드 액션’의 새 길을 개척한 것만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FPS 게임을 연상시키는 1인칭 시점의 액션, 고난이도의 와이어 액션과 장검, 단도, 권총, 도끼 등 수많은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한 날 것의 액션을 김옥빈이 직접 소화했다.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로 액션 장르에 장기를 보인 정병길 감독의 살아있는 연출이 지난달 30일 언론시사회 이후로 호평 받고 있다. 동시기 경쟁작은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 김명민·변요한 주연의 ‘하루’. 특히 ‘미이라’는 기존 ‘미이라’ 시리즈와는 다른 리부트 작품으로, 유니버설 픽쳐스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프로젝트 ‘다크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악녀’에 위협을 줄 수 있지만, ‘악녀’ 개별적인 관심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NEW


/사진=넷플릭스


29일 국내 개봉과 190개국 넷플릭스 동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옥자’는 교착상태다. 앞서 칸 영화제 당시 프랑스 극장협회에서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으로 강한 반발을 샀다. 일찍이 영화계 관계자들은 “국내 개봉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화 산업계에 생태 교란을 초래할 거라 판단한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등은 ‘옥자’의 상영 여부를 확정 짓지 않고 있다.

2일 ‘옥자’의 국내 배급을 맡은 NEW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스타에 “배우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이 오는 12일 내한할 예정이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최대한 국내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극장 측과 협의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기껏 심혈을 기울여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봉준호의 신작을 정작 큰 스크린에서 바로 볼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른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넷플릭스를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보겠다”며 오히려 대형 극장들의 독과점 문제를 꺼내들어 반발하고 있다. 동시기 개봉작 ‘박열’(이준익 감독), ‘리얼’(이사랑 감독), ‘군함도’(류승완 감독),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와 빅매치를 벌인다.

작품성과 몸집은 키웠지만 변수는 다양하다. 해외에서 받은 찬사가 순수하게, 고스란히 국내에서 입증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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