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문제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 부동산 ‘큰손’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 회장과 사업관계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현재 중국을 떠날 수 없는 상태라고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영 금융기업 관계자도 우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가 사실이라며 “금융규제 당국은 중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 공격적 해외 인수합병(M&A)을 차단하도록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방보험 측은 “단순한 루머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우 회장이 이끄는 안방보험은 해외 부동산·금융 기업을 상대로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면서 유명해졌다. 2014년 미국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으로 지난해에 사들인 해외 자산만도 총 6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안방보험은 M&A가 번번이 무산되고 불법대출까지 적발되며 해외 자본유출을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 회장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만나 쿠슈너 가문 소유의 뉴욕 빌딩 재건축에 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이를 철회했다. 여기에 안방보험이 최대주주로 있는 민생은행에서 우량 거래 고객의 자금 30억위안을 빼돌려 불법대출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반(反)부패 사정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우 회장의 출국금지에 개입했다는 설도 내놓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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