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김영란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영란법 시행이 하위 계층의 소득 감소 효과가 있어 개정이 필요하단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답을 드려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김영란법이) 서비스업 일부에 영향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 장 실장은 “그 법에 실질적인 효과가 어떤 부분으로 나타났는지 검토하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장 실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이번 정부의 정책 기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이 소득주도성장론의 도입을 강조하면서 이유로 든 것은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소득 분배 지표다. 장 실장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97년 외환위기 이후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표를 보면 양극화가 구조화 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니계수 등 분배 지표가 지난해부터 크게 악화 되기 시작했고 올해 일사분기 분배 지표 역시 악화 됐는데 이는 소득 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줄어들고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이 증가하는 양극화 심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장 실장은 “5분기 연속 소득 하위 1분위(20%)의 근로소득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근간에는 저소득층인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의 임시 근로자 감축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장 실장은 일자리 추경에 대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재난에 가까운 이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만으론 안 된다”며 “단기적인 방안 역시 국민의 삶의 질을 반전시키는 데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이번 일자리 추경은 취약계층의 소득 감소 문제에 시의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실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이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명, 안전, 보건에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일자리 추경이 설계돼 있다”며 “재정 건전성도 소홀히 해선 안되기 때문에 적자 부채를 늘리지 않는 방안으로 추경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내수가 차지하는 GDP 비중이 최 하위권”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구조적인 성장동력을 만드는 기반으로서도 고려됐다. 지속 가능 일자리에 추경이 집중 됐기 때문에 경제에 상당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추경과 소득주도 성장론이 경제 성장이 아닌 분배에만 치우쳐 있다는 일부 보수 인사들의 지적을 반박한 셈이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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