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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호무역 확산···부활한 통상교섭본부 어깨 무겁다

무역과 통상업무를 전담할 통상교섭본부가 다시 생긴다. 새 정부조직개편안이 논의된 5일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산업부 내에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3월3일 설치됐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이관되면서 2013년 3월23일 폐지됐다. 조직 해체 4년여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당초 통상교섭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외교부 소속으로의 원대복귀가 점쳐졌으나 이번에 산업부 존속으로 결론이 났다. 부처 이관으로 오히려 조직이 혼란스러워지면 대외환경에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에서 추진하는 무역정책과의 연계성 강화도 감안했다고 한다.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의 일관성과 신속한 대응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부활하는 통상교섭본부는 외견상 이전보다 위상이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외교부 소속 당시에는 본부장이 장관급이었으나 이번에는 차관급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책임은 덜하지 않다. 더 막중해졌다고 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등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정부는 국가안보 잣대까지 들이대며 우리 철강제품 수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거론하는 마당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연합(EU)·중국을 넘어 인도 등 신흥국까지 한국산 제품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침 이날 나온 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인도 정부가 우리 제품에 대해 시행하거나 조사 중인 수입규제는 32건에 이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세계 최대로 두 번째인 미국(24건)보다 많다.



인도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과도한 대중(對中) 무역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함께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고 공언한 시장이다. 인도 측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문 대통령의 구상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새 통상교섭본부는 이런 상황을 직시하고 치밀한 통상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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