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스트로크플레이가 아닌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는 국내와 미국 남녀프로골프 투어에 딱 하나씩이다. 올 시즌 3개 투어는 이미 매치플레이 대회를 마쳤고 국내 남자 투어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만 남았다.
국내와 미국 무대를 통틀어 올 시즌 마지막 ‘매치왕’을 가리는 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가 8일 개막한다. 이날부터 나흘간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파72·7,183야드)에서 열리는 데상트 매치플레이에는 지난해보다 2억원 늘어난 총상금 10억원(우승 2억원)이 걸려 있다.
스코어 합계로 순위를 가리는 스트로크플레이와 다르게 1대1로 맞붙어 홀마다 승패를 가리는 매치플레이는 남다른 ‘강철멘털’의 소유자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게 마련이다. 국내 여자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에서는 김자영이 결승에서 ‘골프여제’ 박인비를 돌려세웠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에서는 김세영이 ‘괴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눌렀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델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에서 혼 람(스페인)의 패기를 잠재우고 ‘퍼펙트 세계랭킹 1위’로 공인받았다.
데상트 매치플레이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장이근(24)과 최진호(33·현대제철)다. KPGA 투어 시드도 없던 장이근은 지난주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을 통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우승이 아니었다면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도 없었다. 메이저대회이자 내셔널타이틀 대회에서 반란을 일으킨 장이근은 여세를 몰아 매치킹에 도전한다. 첫판인 64강 상대는 김성윤이다.
지난해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MVP)을 독식한 최진호는 올해도 상금(약 3억3,600만원), 대상 포인트 등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뒤 2개 대회 연속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오픈에서는 3라운드에 선두에 8타나 뒤지고도 마지막 날 6언더파를 기록, 선두와 1타 차로 마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진호는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2015년 8강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약했던 터라 징크스 극복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해 첫판에 이상엽에게 덜미를 잡혔던 최진호는 올해 64강에서는 권성열과 맞붙는다.
이상엽은 이 대회 최초 2연패·2회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황인춘과의 결승에서 4홀을 뒤지다 남은 5개 홀을 모두 따내는 대역전 드라마로 짜릿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상엽은 “매 홀 승부를 보는 매치플레이는 아웃오브바운즈(OB) 같은 실수가 나와도 다음 홀을 이기면 된다는 희망이 있다”며 “일단 16강 진출을 목표 삼은 뒤 상황에 따른 전략으로 한 계단씩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상현·이상희·허인회·김승혁·송영한 등 우승후보는 넘쳐난다.
64강과 32강은 단판 승부이며 16강은 4개 조로 나눈 조별리그로 진행한다. 한 명당 3개 매치를 치러 각 조 1위를 뽑고 이중 승점 상위 2명이 결승을 치른다. 승수가 같으면 이긴 홀이 많은 쪽이 결승에 올라간다. 최대한 많은 홀을 확보해놓는 게 유리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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