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축제 참여를 강요하고 폭언을 한 연세대의 한 학과 학생회장단과 집행부 10여명이 탄핵을 당해 전부 물러났다. 지난해 서울대·고려대 총학생회 탄핵 표결에 이어 연세대도 과 학생회 탄핵에 동참하면서 대학가에 ‘광장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A과 학생회장단과 집행부는 신입생들에게 축제 참여를 강요하고 폭언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일 열린 학생총회에서 전원 탄핵당했다.
A과 학생회장단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열린 대동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에게 ‘불참 벌금’을 거두고 폭언을 하는 등 주점 활동 참여를 강요해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17학번 신입생들이 모인 카톡방에 “뺀질대는 것도 적당히 해라, 진짜 XX 빡치니까”라는 공지를 띄우거나 일부 학생에게 “단체생활에서 피해 줄 거면 짜져(찌그러져) 살아라” “꾸물대지 말고 튀어 와라” 등의 카톡을 보내며 참여를 망설이는 학생들을 윽박질렀다. 주점 운영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2만원씩 벌금을 매기기도 했다.
학생회의 강압행위 사실은 최근 17학번 학생 명의의 대자보가 캠퍼스 곳곳에 붙으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진 후 해당 학과 학생회장이 신입생들에게 사과했으나 학과 학생들은 “학생회 전체가 책임지라”며 학생회장단과 집행부를 전원 탄핵했다.
이 학과의 한 학생은 “학생회가 학생들과 마찰을 빚는 일은 많지만 실제로 탄핵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탄핵이나 지도부 교체가 마냥 어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탄핵이라는 선택지가 늘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광장정치를 경험한 학생들이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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