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퀴니피액대는 지난 5월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을 전격 철회한 직후인 4월4일(35%)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7%로 기존 최고치보다 1%포인트 낮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 처음으로 포함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다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0%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트럼프의 대통령직 중도하차를 예상하는 응답은 18~34세부터 65세 이상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30% 후반~40% 초반의 고른 응답률을 기록했다. “4년 임기를 다 마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54%였다.
이처럼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데는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청문회 증언으로 분수령을 맞게 된 ‘러시아 커넥션’과 파리기후협정 탈퇴의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불법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답은 31%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응답(29%)보다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은 54%에 달해 “그렇지 않다”는 입장(38%)보다 훨씬 많았다.
이 밖에 파리기후협정 탈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62%로 찬성을 30%포인트나 앞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커넥션’ 여파로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FBI 국장에 비교적 정치색이 옅은 크리스토퍼 레이 전 법무부 차관보를 지명했다. 레이 전 차관보는 2001년 9·11테러 수사 경험이 있으며 2003~2005년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역임해 기업 부패 수사를 지휘한 안보·법조 베테랑이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레이 전 차관보를 지명한 것은 상원 인준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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