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원대 배임 혐의를 받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51)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유씨를 구속했다.
유씨는 이날 오후 2시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인천지법 즉결법정에 출석했다. 심리를 맡은 유창훈 인천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유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이 운영한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과 관계사 사이에 오간 자금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정당한 컨설팅의 대가”라며 검찰의 영장청구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모래알디자인’을 아버지의 측근 하모(61·여)씨와 함께 운영하면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25억원을 받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의 지시를 받은 하씨는 당시 다판다 대표 송모(65)씨를 만나 “유섬나의 뜻이니 모래알디자인에 매달 디자인컨설팅비 명목으로 8천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해 강제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실제로 디자인컨설팅을 해주고 대가를 받은 것”이라며 ‘허위 거래’로 관계사 자금을 챙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또 2011∼2013년 자신이 운영한 또 다른 개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45)씨가 세운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의 모래알디자인이 각각 두 개인 업체로부터 디자인컨설팅과 경영컨설팅을 받지 않고도 매달 수천만원씩 장기간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기간이 끝나면 일단 46억원대 배임 혐의로 유씨를 기소한 뒤 조세포탈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입증되는 대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