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은 초특급 한류스타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고스트 요원과 그를 둘러싼 숨은 맨(Man)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박해진은 극 중 국정원 고스트 요원 ‘케이’ 역을 맡았다. 다국어 구사 능력부터 수준급의 사격과 격투 실력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 누구보다도 훌륭히 소화해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아쉬운 점이 남았다고.
“제가 생각한 초반의 김설우는 악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되게 정의롭고 선한 인물로 비춰지잖아요. 나쁜 의미의 악함보다는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한 모습을 초반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다음에 정의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면 더 대비되지 않았을까 해요. 너무 착하고 멋진 사람으로 표현돼서 아쉬운 거죠.”
배우 본인에게는 아쉬움이 남았을지라도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우선 가만히 있어도 멋있는 아우라가 넘쳐흘렀다. 누가 봐도 멋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부담감이 컸을 텐데, 정작 박해진은 멋있음을 의도한 적이 없다고 했다. 연예인의 흔한 망언(?)이라고 받아들여야 될까.
“어느 작품에서도 멋있게 보이려고 노력한 적은 없어요. 제가 멋있지 않으려고 해도 멋있게 찍어주시더라고요. 가만히 있는데 멋있어 보이지는 않아요. 배경 음악과 카메라 워킹, 상대 배역의 ‘멋있다’는 리액션 때문에 멋있어 보이는 거죠. 그런데 멋있게는 찍어주셔도 웃기게 찍어주시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오히려 그 부분을 연구했습니다.”
박해진은 제작진들에게 ‘멋있음’의 공을 돌렸다. 대신 그는 김설우의 반전 매력을 의도했다. 앞서 제작 발표회에서 박해진이 “김설우에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회가 거듭될수록 김설우의 인간미가 드러났다. 특히 여운광(박성웅 분)과 차도하(김민정 분)과 만나면서 귀여운 매력이 극대화됐다.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배우의 욕심이 반영된 것.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멋있는 것 말고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대본이 처음 나왔을 때 김설우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 위트 있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이런 연기도 하고 싶다고요. 다행히 감독님과도 코드가 맞았어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웃길 수 있을까 연구하고 녹여냈습니다.”
물론 멋있는 모습이 먼저이긴 했다. 그 후에 위트 있는 모습이 드러났기에 극 중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귀여움이 반전 매력이 되기 위해서는 멋있을 때 제대로 멋있어야 하는 법. 그 점에서 수준급 액션 연기가 큰 몫을 했다. 첩보물인 만큼 액션 연기에서도 어설픔이 없어야 했다. 이번 기회로 액션에 대한 두려움을 일정 부분 극복한 박해진은 또 다시 액션에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나의 액션 장면을 4~5일 씩 촬영하다 보니까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웠어요. 다행히 편집을 잘 해주셨죠(웃음). 촬영하고 나니 액션에 대한 욕심도 생겼어요. 지금도 있긴 하지만 그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거든요. 액션 스쿨에서 때리는 척이 아니라 실제로 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그래야 맞는 사람도 리액션을 잘 할 수 있다고. 처음에는 잘 안돼서 많이 연습했죠. 이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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