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 내에서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에릭 알렉산더 우버 아태 지역 사업 총괄 임원이 해고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산더는 2014년 인도에서 발생한 우버 승객 강간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의 의료정보를 취득해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이후 ‘사건 배후에 인도의 차량공유업체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알렉산더가 형사사건 피해자에 대한 신원정보를 불법으로 입수했다는 의혹이 돌고 있다. 특히 알렉산더가 가져온 의료정보는 칼라닉 CEO가 직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닉 CEO가 사내 직원 간 성관계를 부추기는 음란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도 폭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칼라닉 CEO가 2013년 마이애미 휴양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해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사내 성관계를 원하는 직원들에게 조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우버의 악재는 전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라는 여성이 지난 2월 사내 성희롱을 폭로하면서 비롯됐다. 우버 내부에 남자 상사가 여성 직원을 성희롱하는 것을 묵과하거나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문화가 조성된 것은 칼라닉 CEO의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다고 NYT는 분석했다.
우버는 최근 성추행 등과 관련한 자체 조사를 통해 2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독립 조사팀이 우버 내부의 조직 문화에 대한 전반적 조사 결과를 내주 초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 정도 조치로 우버의 사내 문화가 바뀌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버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칼라닉 CEO가 사퇴해야 한다는 얘기다. 폴 아겐티 다트머스대학 경영대 교수는 “이 모든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공유경제)와 나쁜 리더십의 환상적 결합에서 비롯됐다”며 “칼라닉이 정말 회사를 살리고 싶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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