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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요청으로 국정교과서 지지단체에 광고비 지원"

전경련 전 임원 법정 증언

삼성그룹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 후원을 요구했다고 전직 전경련 임원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는 이용우 전 전경련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상무는 “전경련이 삼성으로부터 ‘좋은 교과서 만들기 시민연대’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단체 최모 사무총장이 지정한 ‘사회공헌네트워크’에 5,500만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줬느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좋은 교과서 만들기 시민연대’는 지난 2015년 10월 설립돼 박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지지해왔다.

이 전 상무는 삼성의 요청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전경련에 회비를 가장 많이 내는 회원사다 보니 요청을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삼성이 드러내놓고 지원하기 어려운 단체를 전경련을 통해 우회 지원한 것인가”라고 특검이 묻자 “내막은 모른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특검에 따르면 전경련은 ‘좋은 교과서 만들기 시민연대’를 포함해 사단법인 ‘포럼오래’와 ‘문화문’ 같은 보수 성향 시민단체에 총 4억6,500만원을 2015년 10월부터 지원해왔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전경련의 특정 시민단체 지원이 삼성의 요청으로 이뤄졌지만 전경련 내부 의사결정에 따라 지원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이 전 상무는 “삼성이 보수단체 지원을 요청한 동기는 모르지 않느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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