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한다면 그 장소는 의회가 아닌 특검이라고 백악관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의 ‘선서증언’ 발언의 의미를 명확히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뮬러 특검에게 증언할 것인지를 질문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 앞에서라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이 의회에서 제기한 주장을 반박하는 선서증언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에 설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뮬러 특검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으로 해임할 것이라는 말도 돌고 있어 그의 특검 선서증언도 현실화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대해 “나는 그를 잘 모른다. 충성맹세를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러한 입장을 선서 하에 증언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뮬러 특검 앞에서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내가 지금 한 말을 그에게 그대로 말할 수 있다. 100%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민주당은 그의 의회 출석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법조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국가안보 분야 변호사인 브래들리 모스는 “백악관의 반응은 예견된 일”이라며 “대통령의 의회 증언은 권력 분립의 면에서 중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마지막이었고 그 이후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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