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13일 기자들에게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 군축교 야산에서 지난주 발견된 무인기를 초동 분석한 결과 소니사 64기가바이트 짜리 DSLT(미러리스) 카메라가 장착돼 있으며 사진 수백 장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의 약 4%인 10여장이 주한미군의 성주포대 사드 기지 상공을 날면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무인기에는 소형 위성항법장치(GPS)도 달려 있다”고 부연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촬영 추정 시기에 대해 “해상도가 워낙 낮아 식별이 어렵지만 발사대 설치 이후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발사대는 4월26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배치돼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성주포대에는 현재 2개의 발사대가 배치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이 무인기의 형태가 “2014년 4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기와 외형상으로는 유사하지만 실측 결과 다소 크고 엔진도 달랐다”고 설명했다.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백령도 소형 무인기의 싱글 엔진과 달리 트윈 엔진으로 출력이 강화된 형태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 무인기가 성주 북쪽 수㎞ 상공에서 사드 기지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상도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군은 발견된 무인기에서 잔여기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미뤄볼 때 이 무인기가 엔진의 연료 과소비로 인한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합동조사단은 추락 원인과 엔진 생산 국가, 비행경로와 출발일시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휴전선과 성주까지의 거리는 약 270㎞로 이 무인기가 북한제 또는 북한이 날린 것이라면 이전까지 휴전선 인근과 수도권에 머물던 북한 무인기의 작전 반경이 우리 영공의 3분의2가량까지 늘어났다는 뜻으로 책임소재 규명과 대책 마련에 대한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북한이 중국 등의 기술을 도입하거나 자체 생산, 배치한 무인기가 3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은 2014년 3건의 북한 무인기 침투 사실을 발견한 후 소형 무인기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3m급 이하 소형은 관제나 지상 레이더로 잡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군은 다음주 중반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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