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우즈베키스탄전을 지켜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비책을 세웠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 이란과의 홈경기(8월31일)와 우즈베키스탄 원정(9월5일)만을 남긴 한국축구 대표팀에는 13일 끝난 경기가 좋은 참고서다. 이란은 이날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조 8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대0으로 눌렀다.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한 조 1위 이란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이란은 개최국 러시아와 남미예선 1위 브라질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러시아행을 결정지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조 최하위로 쓸쓸히 돌아섰던 이란은 당시 실패를 만회할 시간을 벌었다. 한국 원정에 힘을 빼고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전력을 다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란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3승7무9패로 앞서 있다.
이란의 에이스는 사르다르 아즈문이다. 2차 예선을 포함한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11경기 6골을 책임졌다. 이날도 전반 23분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한국과의 홈 경기(1대0 이란 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것도 아즈문이다. 이런 아즈문이 지난해 한국전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한국 원정에 뛰지 못하는 것은 슈틸리케호에 큰 호재다. 하지만 이란에는 메흐디 타레미(12경기 5골), 알리레자 자한바흐쉬(11경기 1골) 등 위협적인 공격자원들이 여전히 많다. 타레미는 이날 후반 43분 쐐기골을 뽑았다. 왼쪽에서 문전으로 침투하다 속임 동작으로 수비수 한 명을 완전히 제친 뒤 오른발 감아 차기로 골망을 출렁였다. 앞서 키커 마수드 쇼자에이가 실축으로 날려버린 페널티킥도 타레미가 얻어냈다. 자한바흐쉬는 역습상황에서 절묘한 스루패스로 아즈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8경기 무실점을 자랑하는 이란의 강력한 포백 수비를 뚫는 것도 슈틸리케호의 쉽지 않은 숙제다.
조 3위(4승4패·승점 12)에서 한국을 쫓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오딜 아흐메도프가 요주의 인물이다. 월드컵 예선 통산 43경기(9골)에 출전한 베테랑.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 도전이다. 아흐메도프는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능한 영리한 미드필더다. 더불어 드리블 돌파가 돋보이는 공격수 테무르쿠자 압두홀리코프,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 체격 좋은 수비진도 눈에 띈다. 우즈베키스탄은 8월31일 중국 원정을 치른 뒤 한국으로 넘어온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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