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권센터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13일 서울대 대학원생 1,2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인권실태 및 교육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2012년·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연구 및 근로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겪는 대학원생들이 여전히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학원생 중 13.4%는 ‘타인의 연구 및 논문 작성’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논문이나 추천 등과 관련 대가 제공 요청’을 경험한 학생도 4.8%에 달했다.
학내 조교활동 등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 가운데 ‘적정 수준의 보수를 받지 못했다’는 대답은 40.6%로 집계됐다. ‘교수의 개인적 업무 수행을 지시받았다’(14.7%), ‘연구비 관리 등의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위를 지시받았다’(20.8%) 등 다양한 인권 침해를 겪고 있었다.
교수의 갑질 등 인격 침해도 여전했다. ‘폭언 및 욕설’을 경험한 학생은 33.8%로 조사됐고 ‘집단 따돌림과 배제’(14.6%), ‘기합 및 구타’(3.9%) 등을 경험한 학생도 있었다. 대학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출신학교에 따른 차별’(18.7%)과 ‘성별에 따른 차별’(17.2%)로 고통받는 학생도 상당수였다.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대학원생 중 43%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당사자에게 직접 문제 제기를 하거나 인권센터 등 제도적 통로를 통해 대응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약 10%에 불과했다.
서울대 인권센터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조사 내용을 토대로 실효적인 인권규범을 마련하고 세부 실행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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