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귀국 후 세 번째 검찰 조사를 약 11시간에 걸쳐 받고 귀가했다. 이틀 연속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면서 검찰이 정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씨는 14일 오전 0시 20분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출석한 지 약 11시간 만이다.
정씨는 조사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한 말없이 “검찰 조사 받았다”며 “고생하십니다”라고 말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떠났다.
그의 변호인인 권영관 변호사는 “이틀간 삼성의 승마 지원과 관련한 내용을 가장 많이 물어봤다”며 “본인이 아는 바에 대해서는 다 이야기했고, 검찰에서도 사실에 입각해서 진술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 같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정유라의 나이와 살았던 경험, 올해 초부터 덴마크 올보르에 갇혀 있었던 점 등을 보면, 기본적으로 정유라는 자기 모친에 비해 아는 바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 덴마크에서 송환 형태로 귀국한 정씨는 당일 검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첫 조사를 토대로 이달 2일 새벽 청담고 허위 출석과 관련해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해선 업무방해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3일 기각됐다.
법원은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추어 현시점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후 정씨의 아들 보모·마필관리사·전 남편 등을 소환해 보강 조사에 나섰고,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정씨를 소환해 추가 조사했다.
검찰은 기존 구속영장에 적시된 2개 혐의 외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새로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및 덴마크 현지의 도피 행적과 삼성의 자금 지원 방법, 승마훈련 지원 내용 등도 상세히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 집행 때 적용된 혐의 외에 추가 혐의를 적용하려면 범죄인 인도법 등에 따라 덴마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덴마크 측과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씨는 각종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어머니 최씨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등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보강 조사와 법리 검토를 마친 후에 영장 재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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