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공대 사제폭발물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대학원생 김 모(25) 씨는 지난 3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탄테러 언론보도를 보고 사제폭탄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14일 “김씨가 그런(러시아 폭탄테러) 언론보도를 보고 폭탄에 관해 알게 돼 범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상해를 가할 수 있겠다는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폭탄 제조법을 참고한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이 알던 지식으로 폭탄을 제조했고, 5월 말 제조를 준비하기 시작해 이달 10일 완성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PC를 압수해 인터넷상 폭탄 제조법을 검색해본 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씨가 제조한 폭탄은 종이 상자를 여는 동시에 기폭장치가 작동해 안에 있던 화약이 연소하면서 작은 나사 수십 개가 튀어나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범행 당일 폭탄은 실제로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고, 텀블러 내부 화약이 급속히 연소한 정도로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상해만 입힐 목적이었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은 당일 현장에서 회수한 폭발물 잔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실제 폭발했을 경우 추정되는 위력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폭탄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 사용 혐의를 유지할지, 살인 미수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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