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정은(21·토니모리)에게 ‘2년 차 징크스’는 남의 얘기다. 지난해 상금랭킹 24위로 신인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이번 시즌 무엇 하나 나빠진 부분을 찾을 수 없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247.94야드에서 253.23야드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그린적중률과 평균 퍼트 수 등 주요 통계에서 고루 좋아졌다. 전체적인 경기력의 지표라 할 수 있는 평균타수(69.81타)와 평균버디(4.26개)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2년 차 징크스는커녕 새로운 ‘대세’ 후보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은이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의 우승컵을 넘보고 있다.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6’로 구분되는 그는 1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CC 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2·6,83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긴 전장에 깊고 질긴 러프로 무장한 난코스에서 버디 3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는 선전을 펼쳤다.
지난 4월 초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은 2개월여 만의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노려볼 발판을 만들었다. 지난주 S-OIL 챔피언십에서도 5차 연장전 끝에 아쉽게 김지현(26·한화)에 패했지만 매서운 샷 감각을 과시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후반 2번홀까지 11개 홀 연속으로 파 행진을 벌이다 3번홀(파3)에서 보기를 먼저 적어냈다. 그러나 4번홀(파4) 파에 이어 5번(파4), 6번(파5), 7번홀(파3)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대회 첫 3연속 버디 기록자에게 주는 기아차의 세단 ‘스팅어’ 한 대도 확보했다. 이정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고전한 뒤 러프 샷 연습을 많이 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투어 통산 2승의 배선우(23·삼천리)와 루키 장은수(19·CJ오쇼핑)가 나란히 1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날 언더파 기록자는 이 둘과 이정은까지 단 3명뿐이었다.
장하나(25·비씨카드)는 버디 4개를 보기 4개로 맞바꿔 이븐파 공동 4위로 첫날을 마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최혜진과 박교린도 김혜윤, 신인 유효주 등과 함께 12명의 공동 4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선과 박결, 신인왕 후보 박민지 등은 1오버파 공동 16위로 뒤를 이었다. 김지현과 시즌 상금랭킹 1위 김해림(28·롯데), 대회 타이틀 방어에 나선 안시현(33·골든블루), 초청을 받아 출전한 지난해 US 여자오픈 챔피언 브리트니 랭(미국)은 나란히 2오버파 공동 26위에 자리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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