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외인사’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하겠다고 밝히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는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 중간사인으로 급성신부전, 선행사인으로 급성경막하출혈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사망의 종류는 ‘병사’로 되어 있었다.
이는 주치의였던 백선하 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판단에 따랐던 것이었는데, 백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망진단서를 두고 “백남기 씨의 가족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 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망 종류를 병사로 기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유족이 적극적 치료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망진단서를 병사로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두고 논란이 깊어지자 경찰은 영장을 통한 시신부검까지 시도했으나 결국 유족과 시민단체의 강경한 반발로 병원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기도 했다.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의 사인이 지속적으로 중요쟁점이 되고 있는 이유는 병사와 달리 외인사는 경찰의 조사가 반드시 요구되는 ‘사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백 씨가 처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던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에서였다.
당시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후 병원으로 이송된 백 씨는 317일 동안 치료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9월 결국 사망했는데, 사망진단서에 ‘병사’를 기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추가 조사에 대한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서울대병원이 9개월만에 사인을 ‘외인사’로 변경하면서 그동안 ‘외인사’의 기재를 요구했던 여권과 시민단체들은 “늦었으나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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