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2억원에 대회 평생 출전권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 기회까지.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우승에 걸린 큼직한 혜택들이다.
국내 골프대회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KPGA 선수권이 22일부터 나흘간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2·6,988 야드)에서 벌어진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오는 2022년까지 유효한 KPGA 투어 5년 시드가 주어지며 KPGA 선수권 영구출전 자격도 얻는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PGA 투어 대회인 CJ컵@나인브릿지(10월19~22일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도 초청돼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견준다.
올 시즌 KPGA 투어는 지난주까지 4개 대회 연속 연장접전을 펼치는 등 어느 해보다 뜨거운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8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3명이 데뷔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60회를 맞은 KPGA 선수권에는 올 시즌 우승자 8명이 총출동, 용광로 승부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대회 전 스포트라이트는 이정환(26·PXG)과 장이근(24)에게 쏟아지고 있다. 7년 무명 설움을 딛고 지난주 카이도 골든V1 오픈에서 첫 승을 터뜨린 이정환은 현재 KPGA 투어에서 가장 날카로운 샷 감을 뽐내고 있다. 아이언 샷(그린 적중률 82.5% 3위)과 파 세이브 능력이 특히 좋다. 김승혁(31)과 2주 연속 연장을 벌여 준우승과 우승을 나눈 이정환은 내친김에 메이저 타이틀도 거머쥘 기세다.
약 3주 전 메이저대회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으로 역시 무명 꼬리표를 뗀 장이근은 대기록에 도전한다. 46년 만의 한국오픈-KPGA 선수권 석권이 그것이다. 한 해에 이 두 대회를 석권한 것은 지난 1971년 한장상(현 KPGA 고문)이 유일하다.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장이근은 “기록을 듣고 도전의식이 더 생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오픈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짜릿한 빗속 역전극으로 데뷔 첫 승을 품은 김준성(26·캘러웨이)은 타이틀 방어를 벼른다. 그는 지난해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나 뒤져 있었지만 마지막 날 6개 홀 연속 버디 등으로 7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스타탄생을 알렸다. 우승 이후 공동 21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활약이 미미하지만 김준성은 “트로피를 지켜내겠다”는 단호한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상금왕·대상(MVP) 수상에 이어 올해도 상금 선두를 달리는 최진호(33·현대제철)는 최근 이정환에게 뺏긴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뺏기 위해 골프화 끈을 조인다. 또 대상 포인트 3위 김승혁도 지난주 연장에서의 1.2m 파 퍼트 실패를 딛고 새 기분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선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에는 보너스 상금 1억원과 제네시스 고급차량, 유럽 투어 시드까지 걸려 있어 선수들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 ‘올인’의 각오로 나선다. 일본 투어의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 유럽 투어의 양용은(45)도 출전, 팬 사인회에 참가하며 60주년 기념에 의미를 더한다.
한편 6번홀(파3·203야드)과 12번홀(파3·170야드)에는 각각 뱅골프 아이언세트와 인피니티 QX60 수입차가 홀인원 부상으로 준비돼 있다. 올 시즌 KPGA 투어에서는 8개 대회에서 벌써 8개의 홀인원이 터졌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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