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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여아 유기 30대女 "임신·출산 알면 동거남이 헤어지자고 할까봐 두려웠다"

냉장고 냉동실에 여자 아기 시신 2구를 유기한 30대 여성은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이유로 동거남과 헤어질까 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친모 김모(34)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지난 19일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김씨는 당시 사귀던 동거남을 많이 좋아했고 아기의 부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신과 출산 사실을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 봐 두려워서 시신을 유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김씨는 아기의 시신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되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해 냉장고에 숨겼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실시한 부검결과 2014년 9월에 태어난 아기는 부패가 심해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아기는 김씨가 아기를 출산하고 집으로 데려온 뒤 이틀간 방치하다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집에서 숨진 이후 보름간 냉장실에 보관된 시기에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몸무게도 3kg에서 2.1kg으로 줄어들었으며, 발견 당시 사람의 체형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16년 1월에 태어난 아기에 대해서는 “양막이 얼굴에 씌워진 상태로 이로 인한 호흡장애가 발생했고 체온 관리와 초유 수유 등을 소홀히 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외부 충격 등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집 욕실에서 샤워하던 중 아기를 낳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아기가 숨져 있어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4월부터 김씨와 동거한 A씨는 경찰에서 “김씨는 살이 찐 것으로 생각했고 냉장고에 아기의 시신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동안 김씨와 A씨에 대한 수사를 토대로 A씨의 사건 관련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아기와 A씨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추가 분석을 의뢰했으며,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통해 생부를 확인해 관련성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2014년 9월 아기의 경우 출산한 뒤 이틀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2016년 1월 아기의 경우에도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수건으로 싸고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한 점 등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영아살해죄를 적용했다”며 “DNA 감정 결과와 부검 결과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추가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 주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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